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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화대종주 (지리산, 화엄사에서 대원사)

#지리산
#화대종주
#상고대


지리산이 열리는 날
하루 종일 내리는 비
영신봉을 지날 때는 싸락눈으로 변하고
곳곳에 5월의 상고대가 진풍경을 연출한다.

(개요)
날 짜 : 2021.5.1
들머리 : 화엄사
날머리 : 대원사
거 리 : 44키로
시 간 : 13시간 9분(휴식시간 포함)
누구랑 : 안내산악회 80여명

(코스)
화엄사 - 코재 - 노고단 - 반야봉 삼거리 - 삼도봉 - 연하천 대피소 - 벽소령 대피소 - 잔돌평전(세석평전) - 장터목 대피소 - 천왕봉 - 중봉 - 치밭목 대피소 - 유평리 - 대원사 - 주차장

(후기)
지리산 산방기간이 끝나는 날
그러나 비는 내리고
새벽 1시40분경 도착했지만, 화엄사 들머리에서 국공들이 막고있다.
3시에 입산하라고 ~~
흐미~
비오는데ㅜㅜ

주능선에 계속 피는 상고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진행이 더디다.



이병주님의 대하소설 <지리산>을 두 번째 정독하고 흔적을 찾으러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지리산>은 산에 관련된 소설이 아니라 격동의 193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한민족의 이념의 차이로 나타나는 비극의 파르티잔(빨치산, ㅈㅅㅇㅁ유격대 -오해의 소지가 있기에 초성만 쓴다) 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지리산"
-이병주의 지리산을 읽고-

-글/ 최용철(소금빛향기)

병풍속에 숨겨진 비밀은
뼈아픈 시련으로 다가온다

산중으로 허망한 진실을 진실을
찾아든 젊은 지사여!

하나의 가야할 길
괘관산은 사상의 화원이라

돌이킬 수없는 평행선에 올라
찾아든 먼지빛의 무지개뿐인데

민족이 울고 동강난 반도에
이념의 대립으로 강산은 피빛으로

허망의 정열은
인민을 위한 뜨거움은 대지를 녹여

지리산에 불고있는 눈보라는
붉은 대지를 적셔

민족사의 슬픔은 아련히 잊혀지는 시간에
산중 고혼에 가슴 아픈 글을 남기고 있다.

이병주 지리산은 7권으로 13년간의 대작으로
일제말 1939년경부터 1953년 6.25 휴전협정에 이르는 약15년간의 이념과 실체 사이를 고민하던 한반도에 일어났던 일을 소설화시켰지만, 등장인물들은 실제 이름들이고 사건들도 기록에 의해 소설화 시켰다.
지리산의 이름은 등산과 관계없고 파르티잔(빨치산 - 점령군이나 혁명전쟁에서 비정규적인 군사활동하는 자들)의 활동과 토벌군과의 전투지역의 주요 무대라서 붙여졌다.

일제시대에 민족을 단합시킬 수있는 사상이 공산주의였기에 8.15후에 남한 정부의 인사, 군간부, 학생, 노동자, 농민등 수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자였다.
격동의 혼란기를 겪어야했던 선배와 선조들의 고난과 고충에 죄스런 마음이고 감사한 마음이다.

북한의 남침으로 강제 노역을 하지않을 수 없었던 이들(부역자)을 남한이 다시 서울을 수복한 후에 부역자를 찾아내 죽창으로 도끼로 ㅜㅜ (많은 책에 기록된 사실 - 대표적으로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동강난 반도에 흘린 피는 대지에 새로운 생명이 되어 찬란한 대한민국이 되었건만 나는 조국에 감사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지리산은 남해가에 있다. 이곳은 백두산 산맥이 크게 끝난 곳으로 산의 다른 명칭은 '두류산'이다. 금강산을 봉래산,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이라 하는데 소위 삼신산이다. <지지>라는 책에는 지리산에는 태을선인이 사는 곳이며, 뭇 신선이 사는 곳이다." 라고 쓰여있다.
자! 나도 뭇 신선중의 하나가 되기위해 지리산으로~
엥? 국공들이 지키고 있어서 주차장 화장실에서 1시간을 옹기종기 모여있다.
비와서 냄새고 뭐고 없다.
(잔돌-세석 평전에서 처녀치마의 매력에 흠뻑 - 이곳부터 사진을 담기 시작)
오전 2시45분
드디어 지리산의 문이 열리고
꼴찌로 출입구를 통과한다.
앞서간 사람들은 벌써 흔적도 없다.
미끄러운 바위와 돌계단을 오르는 동안 우의를 입어 벌써 땀이 범벅이다.
비오는 날
안경 착용자들의 비애.
온도차에 의한 안경의 습기로 안경을 닦느라 진행이 더디다.
고동치는 심장소리에 호흡은 가파르고
코재(성삼재에서 오르길과 만나는 지점까지 5.5km)에 이르자 바람이 분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가 생각난다.
(비맞은 진달래가 청초하다)

* 서일능선의 종석대 가려고 절대로 생각안했음
임걸령샘터(9.7km)까지
잠시 경륜장님과 함께 가면서 이런 저런 삶의 이야기도 하고, 성삼재에서 부터 산객들이 많아 진행은 더디고, 쉬어가고픈 핑계로 경륜장님에게 먼저 가라고 하고 나는 임걸령에서 두 바가지 벌컥벌컥 - 의성어도 표현하고
임걸령을 지나 반야봉 삼거리에서 반야봉은 미련 버리고 - 대원사계곡에서 막걸리 두잔 할 시간은 갖기위해)
삼도봉은 산객들이 너무 많아서 지나가고,
화개재가는 길에도 산객들이 많다.
이러다 대원사에서 타고온 버스 못타는 거 아녀?
우여곡절끝에 연하천대피소(16.5km)에서 가져온 간식을 먹고 속옷을 갈아입고, 우의도 벗고 바람막이를 입는다.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생고대에 진달래의 생명이 가엽다)
형제봉을 지나는데, 뛰는 젊은이들이 스쳐지나간다.
흐미, 뛰어 말어?
아니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좋으니 뛰지말고 조금 빨리 걷자.
벽소령대피소 지나 '마른재'에서 덕평봉 못미쳐서 그들을 지나치고

(신부의 계절, 계절의 여왕 5월에 상고대 선물이~~)
이제 뛰고 지랄이고 내 발길 잡고 있는 상고대와 춤이나 추자.
영신봉 오르는 계단도 힘들다.
선비샘지나 세석대피소(25.5km)에서
나의 눈과 발을 사로잡는 "처녀치마"
손시렵고 귀찮지만 아름다움에 홀려 카메라를 꺼낸다
지리산 곳곳에 우리 선배들의 피가 흘렀던 잔돌평전을 지나 촛대봉부터 환상적인 경치가 펼쳐진다.
자연의 선물
백색의 고운 아이스크림같은 상고대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화장봉에서 아름방 식구들 만나서 장터목대피소까지 함께간다.
캬~
이분들~
엄청 달린다.
헥헥!
심장터질거 같다.ㅜㅜ
연하봉에서 다시 한방남기고~
(나의 첫사랑 '연하')
장터목대피소(29km)에서 가지고 간 식량으로 따듯하게 밥도 해먹고~
이제 배불러서 기우뚱 기우뚱
제석봉오르는데 발이 안올려진다 ㅜㅜ
흐미~
너무 먹었나
장터목에서 천왕봉 1.7km
아이고 5키로는 되는 듯
천왕봉(30.5km)에 인증하는 분들이 많다.
인증은 패스. 대신 상고대 사진이나 담자.
천왕봉에서 중봉지나 대원사 주차장까지 약12.5km정도 남았다.
혼자 생각한다.
구곡능선을 타고 가서 중산리에서 대원사로 가는 버스를 타느냐
조개능선을 타고 가서 대원사로 가느냐
하봉능선을 타느냐
고민중에 앞서간 아름방님들을 만났다.
함께갈 생각중에 뒤에서
형님~~
뒤돌아보니 지난주에 100km를 달렸던 마틴999님이다
아름방 황대장님께서 먼저 가라고 하신다.
조개능선이고 구곡능선이고
새까맣게 잊고 둘이 치밭목대피소(33.6km)까지 간다.
대피소에서
"제이"님이 간식을 들고 계신다.
 
.
제이님은 걷는데 나는 뛴다
헉!
무슨 조화여!
암튼 치밭목대피소부터 걷다가 뛰다가 ㅎㅎ
편하게 막걸리 두 잔 마시려고~
천천히 걸으면 막걸리 한 잔밖에 마실 수 없을거 같아서~
4~5년 전에는 조릿대가 등로를 막고 있어서 길인지 숲인지 모를 정도였는데
지금은 등로 주변에 조릿대를 모두 정리해서 등산로는 A급
눈도 호강하고
마음도 호강하고
발걸음도 호강한
화대종주길
6월이 오면
다시 오마
지리산(두류산)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고 정지용시인이 그랬다
상고대속에 숨겨진 진달래
초연한 아름다움이
내 가슴을 태우고 있다.
새하얀 얼음꽃
천년의 향기가 숨었다
가녀린 가지에 아우성이는 바람소리조차
나는 오감을 즐기는 대원사로 가고있는 목탁소리에 끌려가고 있다
천년을 기다려 나를 위해 상고대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데
몸이 정신을 조종하고 있는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지
바람따라 가고있다
아니다
바람의 향기에 취해 가고있다
천년의 빛을 받고
천년의 향기를 맞으며
오늘의 여정의 마침이 다가오고 있다.
다시 돌아서
이병주의 지리산의 무대는
함양의 괘관산(대봉산), 덕유산(은신골), 회문산, 만복대, 거림, 삼신봉, 세석평전등
지리산 거의 전체라 할 수있다.
등산관련은 거의 없다.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젊은이들이 죽어갔다.
다만, 이념과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지리산 능선)
달뜨기능선
성불능선
조개능선
구곡능선(황금능선)
삼신능선
팔백능선
불무장등
왕시루능선
형제능선
서일능선
간미불능선
소백능선
상투능선
백무능선
삼정능선

설악산은 빼어나고
속리산은 수려하고
지리산은 빼어나고 수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