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아부지 십원만

#독후감
#소금빛향기
#김경민
#아부지십원만

2023년 57권째 읽은 김경민 작가의 <아부지 십원만>

피천득 선생은 "수필은 청자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라고 했다. 김경민 작가의 수필은 "한 여름에 내리는 소낙비다. 시원하고 청량하고 상쾌하다. 그 비는 졸졸 흐르는 계곡물이다.
60년대, 70년대의 일상생활을 여백이 풍부한 수채화처럼 <아부지 십원만>에 남겼다. 추억을 소환해주는 매개체가 아니라 60년대와 70년대를 다시 살도록 이끌어 독자로 하여금 나이들지 않고 20년을 보너스로 살게 해준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은근히 작가 본인들의 자랑들이 많은데, 김경민 작가는 에세이라는 기존틀에 탈피하여 지루하지 않게 과거의 우리들의 기억을 되살려준다.
삶의 가치와 보람, 그리고 잃었던 희망을 주는 말그릇을 새하얀 밀가루처럼 뿌려주고 있다. 수필문학의 포스트모더니즘이라 할 수있다.
눈물(감동의 눈물)과 내 안에 잠들었던 웃음이 터지곤 한다. 엘돌핀 제조기 김경민 작 가의 <잔디 씨>에서 눈이 나쁜 할머니가 참깨인줄 알고 볶아서 먹으며 "꼬시지도 않고 이상혀"에 우리들은 기억한다. 잔디 씨가 참깨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또한, <쇳대>에서 "문고리마다 주먹만 한 쇳대들이 소 부랄처럼 매달렸다" 처럼 적절히 속담이나 직유법, 은유법을 인용함으로써 옛 어른들의 음성이 시공을 뛰어넘어 귓가에 울리기도 한다.
5원어치 군것질거리가 없었던 그 때, 라면땅, 쫀디기, 번대기를 사먹고 5원은 만화방에 다니는 친구를 보고
"아부지 10원만...
손을 내밀면
돈이 어디있어. 이놈의 지지배야"
10원어치 욕이 되어 돌아온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이들지 않고 20년을 더 살게 되었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턴의 '프린키피아'  (0) 2023.02.07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0) 2023.02.07
황석영의 '장길산'  (0) 2023.02.07
이병주의 "지리산"  (0) 2023.02.07
1년에 500권 독서  (2) 2023.01.10